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Posted on: February 23, 2026
그동안 살면서 내가 가장 많이, 깊게 고민한 문제가 ‘신뢰 가능여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상대든 나자신이든. 속한 집단에 따라 상대가 달라지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상사, 동료 등 사업관련자 모두와의 관계에서 ‘믿고 협력할 수 있는냐’를 무척 따지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반복한 것 같다. (정리하면서 ‘왜 그렇게까지 신뢰에 집착했어?’라고 자문해봤는데, ‘안전하고 싶어서’가 일단 제일 먼저 떠오른다. 왜 안전하고 싶은데? 그런건 지루하고 도전과 거리가 멀어보이지 않아? 라고 또 셀프 반문한다면 ‘안정된 기반이 있어야 그것을 딛고 도전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고 싶어진다. 생존이 불안하게 느껴지는데 다른 무엇이 눈에 들어오겠냐고. )
요새는 개인에서 기업으로, 국가로 그 관점이 확장되었다. Sovereign AI에 대해 배운 뒤 부터이다. 특히 인도의 사례가 인상 깊었다. 기업이 국가적 권력을 가지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보통 독점기업하면 탐욕스러운 돼지가 연상 된다. 이 경우엔 막대한 개인자산을 공동의 이익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였다. (짧게 공부해서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음) 통신부터 AI인프라, 교육과 정책까지 end to end integration되면 강력한 선순환 휠이고, 그럴 경우 자국민 전체가 응집된 힘을 가지고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왜 강해져야 하냐고, 그런 권력이 왜 필요하냐고 물으면 생존이 불안하면 무엇에 몰입하기 어렵고 삶의 질이 떨어 질테니까.
믿을 수 있느냐는 오랜 질문에 서론이 빠져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도모하거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가?는 질문에 답을 구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내가 그 순간이나 관계에 몰입하고 싶으니까. 지극히 사적인 욕심… 취향의 문제인 것 같지만, 왠만한 건 그럴듯하게, 가짜뉴스도 AI생성해낼 수 있는 시대에 꽤 중요하게 풀어 봐야 할 문제 같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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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결론에 이르기 전에 나름 선하고 이타적인 문제에 집중해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결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나는 이기적인 사람인 것 같다. 흥미도 의지도 잘 생기지 않고 이따금 내가 이것을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화 나기도 했다. 황농문 교수님이 저서에서 훌륭한 연구가들처럼 되겠다 결심했지만, 논문 100편과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이 싫다고 느낀 지점과 비슷한 것이다. 겉으로 누군가 보기에 그럴듯한데 꾸역꾸역 열심까지 밖에 못하겠는. 스스로 쾌감에 절여진 몰입까지는 안되는 걸 인생의 큰 주제를 고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절실하게, 감정적으로 깊이 연루되어있으며, 본질적이고, 난도는 높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믿을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하기 셀프 리서치를 진행했으며, 상기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다. (아까는 확 와닿았는데 역시 글로 정리하다 보니 정의한 주제가 마음 깊이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구체성이 결여된 탓 같다. 방향은 이제 아니까 차차 배경지식을 쌓고 현장을 관찰하며 구체적인 문제를 정의하면 될 것 같다)
21년 11월: 디자인 전공과제
타인을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타인과의 관계가 삶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살면서 많은 이와 관계를 형성해간다. 문득, 나조차도 타인에게 (일기장에만 적어놓을)속마음을 다 밝히지 않는데, 이 관계가 진실하다고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속마음을 다 내비치지 않는다면, 내가 그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계들이 삶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21년 11월: 디자인 전공과제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인지 탐색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탐색과정을 통해 발견한 자신만의 특성을 ‘자아 정체성’이라고 부른다. 정체성은 자신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주체로서의 자아(ego)’와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객체로서의 자아(others)’로 구성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 자신과의 대화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구체화할 수 있다. 건강한 대화는 서로에게 자신을 알아갈 기회로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언어 폭력의 양상으로 상대의 정체성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1990년에 등장한 심리 조종을 뜻하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회자되고 있는 오늘날, 현대인이 더 건강한 대화를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25년 11월 13일: 개인 블로그
[믿음을 실망으로 돌려주고 싶지 않다는 충동]
사실 다시는 회사를 다니고 싶지 않았다. (중략)
회사는 개념이고 그 전에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어떤 사람들이 모였는지, 그것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어떠한지가 중요한데 나에게는 신뢰가능한 형태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신뢰란 어쩌면 그 자체로 창의적인 것은 아니다. 예측가능성이 곧 신뢰의 주요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이번에도 약속을 어기려나?’싶은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양질의 협업은 당연히 불가능. (중략)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의심은 슬프고 깊은 상처기 때문이다.
25년 11월 22?일: 회사 슬랙 대화
p.s. 면접 때 공유드린대로 마지막 회사생활이란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합리적인 비즈니스란 무엇일까, 믿을만한 협력관계가 진짜 존재할까?‘라는 물음에 기준과 정답을 찾아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업부 영업직으로 약 2주간 쿠팡과의 상호작용은 큰 자산이 제게 앞으로 될 것 같습니다. 합류 기회 주신 점 감사드리며, 온보딩에 관련된 모든 담당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5년 12월 15일: 회사 메일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방지를 넘어 당사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중략) 현업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저의 실수가 당사의 보안시스템 강화와 이익 극대화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당사에 핵심 역량으로 기여할 기회를 얻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26년 02월 08일: 개인 일기
과거의 창의성이 순수에 기반했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믿음은 틀렸다. 최근의 내가 단지 어른(?)으로 더 복잡한 변수에 대응하며 한동안 ‘몰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퍼포먼스, 창의력, 행복, 즐거움이 사라진 것이다. 내가 풀고 싶은 문제에 대해, 그 하나에 몰입하면 즐거웠던 그 감각을 다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26년 01월 05일: 제미나이와 대화
맞아, 나는 아이언맨 수트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럼 동료가 어떤 옷을 입었든 잘 맞는 옷이라면 사이즈에 맞춰서 초사이언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임직원이) “조직생활이 호텔급 호스피탈리티다, 내가 인재가 맞긴 맞구나, 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내 역량을 최대치로 시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것이 단순 호의가 아닌 철저한 비즈니스적 상생구조인 점까지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오래 다니고 싶다.” 라고 느끼게 해줘
26년 02월 14일: 기술블로그 포스팅
[‘Trustworthy AI’ 분석을 통한 믿을만한 인간관계 연구]
인공 신뢰가 가능하다면 믿을 만한 사람이 존재한다고 증명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모태가 인간지능이니 힌트가 있을지도 모른다.
26년 02월 22일 : 개인 블로그
나자신을 믿지 않는 내 시선과만 경쟁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그 시선에 반항하는 것.
신뢰기반이 주는 가치 =
몰입 (황농문 저)
어떻게 하면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중략) 그렇다면 ‘최선이란 무엇인가?’, ‘최선의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 인가’_p40
[진정한 프로들의 가치관]
⁃ 생각 없이 열심히 노력만 하지 말고 머리를 써라
⁃ 네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라
⁃ 연구하는 것을 즐겨라
⁃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듯이, 연구 활동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라
교수님은 항상 학생들에게 연구의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일류가 될 것을 요구했다. 실험을 계획하는 일, 실시하는 일, 결과를 해석하는 일, 발표하는 일 등 모든 면에서 나로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수준과 노력을 요구했다._p48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수준의 일을 하도록 강요받지 않으면 내 안에 숨어 있는 능력은 영원히 빛을 못 볼 수도 있다.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한계를 뛰어넘어 잠재력의 발현을 경험하는 것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중한 순간일 것이다. 이 시절에 나를 바꾼 또 다른 가르침은 프로가 되려면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어야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던져서 그 일을 하게 되고 그래야 일이 재미가 있고 경쟁력도 생긴다는 것이 윤 교수님의 가르침이었다_p49
오직 연구 자체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살겠다고 결심했다.그래서 내 자서전에도 “태어나서 밥먹고 연구하다 죽었다”라고 단순하게 기록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중략)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은퇴할 때까지 모든 것을 희생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려고 하는데, 그 노력의 결과와 내 인생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다. 결국 내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는 얘기였다.(중략) 그즈음에 내린 결론은 한없이 우울한 것이었다. 어떻게 살아도 후회한다._p54
오랜 갈등을 끝내고 명확한 답을 얻게 되었다. “지극히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살면 그 순간은 편할지 모르지만 인생을 정리하는 단계에서는 후회를 하게 된다. 현실적인 어려움과 능력의 한계에 이르더라도 정말 중요한 문제 그리고 꼭 해결해야 하는 주제를 선택해 최선을 다해 연구하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중략) 살아오는 동안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느냐 못 하느냐에 삶의 질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중략) 더 이상 논문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할 게 아니라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정말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주제를 선택해,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내 능력을 모두 발휘하기로 했다._p57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던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머리를 쓰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저 그런 연구 결과밖에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열심히 일한다고 남들보다 두 배 이상 잘하기 힘들지만 열심히 생각하면 남보다 열 배, 백 배 어쩌면 천 배까지도 잘할 수 있다. (중략) 이른바 ‘Work Hard’의 패러다임에서 ’Think Hard’의 패러다임으로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 탄 것이다._p58
[본격적인 몰입을 시도하기 위하여]
난도는 높아도 대단히 중요해서 그것을 해결하는 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그 문제가 절실하게 느껴질수록 몰입이 용이하다. 또 해결해야 하는 기간을 정해두는 것도 (중략) 특히 그 주제를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감정선과 맞닿아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마음을 송두리째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하는)_p62
뇌 세포마다 이 생각으로 채워간다고 생각하거나 (중략) 평생을 이 문제 하나만 생각하겠다는 각오면 더욱 좋다_p69
생각하다가 기억하고 싶은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사실이 떠오르면 즉시 노트에 기록한다. (중략) 문제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쾌감을 느낀다._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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