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근무 후기

[데일리 업무보고 포스트]

🚀퇴사 3개월만에 쿠팡에서 다시 일했습니다

이번주는 CFS(쿠팡 물류센터)에서 Hub 단기직으로 일했습니다. Hub는 다른 업무와 달리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강도인데요, 짧지만 격일로 총 3일간 새벽셔틀 출근하며 느낀 것들을 공유 드립니다.

📋링친선배님께 주간회고 : 반성 중입니다.

작년 쿠팡 입사하게 됐을 때, 친구들이 “쿠팡? 너 쿠팡맨인거야?”라고 물으면 선 긋듯 “아니, 잠실 본사 광고사업부에서 일하게 됐어” 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사실 그런 제 태도는 사회적 성공의 기준이 화이트칼라에 편향돼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적 ‘공부 못하면 공장에서 고생한다’던 어른들의 말씀이 무의식에 새겨져 있었던 것이죠. 그렇게 답하곤 스스로도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주변의 시선이 더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쿠팡 풀필먼트 센터(CFS)는 뉴스에서 접한 것과 솔직히 많이 달랐습니다. CFS는 찰리채플린 블랙코미디 속 공장이 아닌 ‘거대한 스포츠 경기장’ 같았습니다.

현장 노동은 다양한 역할 별로 고도의 집중력과 신체적 리듬, 그리고 시스템이 주지 못하는 ‘직관’이 요구되는 팀스포츠였습니다. 예를 들면, 규격화 되지 않는 봉투포장의 PB상품들은 사람이 직접 필터링하고 중간에 찢어진 봉투가 있다면 즉시 담당자에게 넘깁니다. 이는 무게와 크기가 제각각인 상품을 손으로 전부 확인하는 것, 현재 로봇이 사람보다 못하는 영역입니다.

저의 퇴사 사유이기도 한(웃음) 보이지 않는 노동, Invisible Work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번 매거진에서 다루었습니다. –> 링크


[오르빗 매거진 – KR]

  • 풀고 싶은 문제를 정의했기 때문에

“나는 단순히 퇴사한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를 풀기 위해 현장에서 실험실로 위치를 옮긴 것이다

힘들게 들어간 대기업 정규직을 3개월 만에 퇴사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가장 풀고 싶고, 동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제를 ‘신뢰 관리’로 정의했기 때문입니다. 안식년으로 스스로 그 문제를 풀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콘텐츠: AI생성 가짜정보, 모델이 주는 불쾌한 골짜기
  • 마케팅: 스캠 광고, 신뢰할 수 없는 링크
  • 영업: 번호 공개된 사업자라면 매일 받는 보이스피싱 아웃바운드
  • 협업: AI로 누가 먼저 대체될까 경쟁 과열된 상태, 실수해도 괜찮다는 안전지대의 축소는 양질의 협업을 방해함

특히 제가 당시 재직 중이던 쿠팡은 개인정보 이슈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내부자로 사건의 긴장감을 피부로 느낀 경각심은 사람,콘텐츠의 진정성 뿐만 아니라 데이터, 시스템을 해킹으로부터 방어하는 보안까지 결국 신뢰의 문제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동시에 신뢰는 보이지는 않지만 사업을 ‘정지’ 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니 광고에 스캠도 있고, 영업할때는 보이스피싱인지 의심하고, 물류센터에서 안전사고, 노조파업등 협업이나 안전에 불신이 생기면 사업이 ‘정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에 물류센터에서 직접 일해보니 달랐고, 대체되지 않는 것들은 어쩌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 먼저 점심메뉴를 제안하는 사람, 물리적 위험요소 속에서 상황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 등은 컨버전 수, 매출 같은 숫자로 집계되지 않지만 필수적이었다. ai의 등장으로 화이트칼라가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역할이 더 부상할 것이다.

마케팅, 데이터분석가 역시 개발자와 마찬가지로 대체될 것이라는 업계 분위기가 있다. 이에 Confessions of a CMO’ 리포트(Worldwide Partners & Monigle 발간)의 내용을 보면 흥미롭다. 상세설명 ~~

결론적으로 서로 다른 직무 같아도 이들 모두 ‘운영’과 관련있다. 사업이 순환하는데 막히는 병목들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며 지속하게하는 에코시스템시스템의 가장 필수적인 일을 하시는 분들을 향한 사회의 무심한 시선.

“공부 안 하면 저런 일 하게 된다”고 말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합니다.

현장의 노동은 단순히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도의 집중력과 신체적 리듬, 그리고 시스템이 주지 못하는 ‘직관’이 필요한, 그 자체로 고도로 숙련된 전문 영역이었습니다.

  • 인사이트
    물류센터는 뉴스나 본사 사무실에서 접한것과는 솔직히 많이 달랐습니다. CFS는 하나의 거대한 ‘경기장’ 이었습니다.

현장의 베테랑들이 보여주는 최적화된 동선은 어떤 AI 알고리즘보다 정교했습니다. 기술이 이들의 움직임을 ‘도울’ 순 있어도, 이들의 ‘지능’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가 시스템의 효율을 논할 때 놓치고 있었던 ‘현장의 직관’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복잡한 알고리즘보다 더 정교하게 움직이는 현장 베테랑들의 판단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곳에서의 ‘안전’은 이미 인권 문제를 넘어,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관리와 케어의 영역으로 보였습니다.

쿠팡의 광고 사업부에서 데이터를 통해 성장을 설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보안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인프라의 핵심인 ‘풀필먼트 현장’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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